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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oSmi Hometown
여행생활자..세상에서 가장 쓸쓸한 여행기 본문
이생에서 저버릴 수 없는 짐이 나와 그대의 어깨위에 있다.
그 짐은 결코 사라지지 않을것이다.
나의 말은 틀림이 없다.
죽지 않는다면야 일생 동안 그 짐을 벗어버릴 수 없을 것이다.
때로는 가장 깊은 좌절과 막막함이 오히려 우리가 누릴 수 있는 최대의 위안이 될 것이다.
내가 일생을 다하여도 벗을 수 없다는 막막함, 그게 나의 유일한 위로가 되는 거다.
...카일라시 행성에서 보낸 며칠 中
인도에서 가장 멋진 호수를 보기위해선 아침 몇시에 일어나 하루에 몇번있는 버스를 어떻게타고
티켓은 어디서 끊으며 어느 숙소가 안락하고..이런따위를 알려주는 여행기가 아니다..
네팔에서 파키스탄에서 별이상한 놈들을 만나서 어떻게 사귀고 그들과 어떻게 정이 들었으며
어떤 재수없는 놈을 만났고 또 어디에서 무슨 황당한 경험을 했으며..를 줄줄줄 주절주절 늘어놓는
모험형 배낭 여행기도 아니다..
그저 그는 길을 떠났고
사람을 만났고
여행을 했고
생활을 했다
삶의 막막함을 견디며
...
창간호 다음 다음권 부터 십년이 넘도록 단 한달도 빼먹지 않고 정기구독을 했던 잡지가 있다
월간 paper
이상하게도 도서건 앨범이건 클릭 몇번으로 문앞까지 가져다주는 써비스를 이용하면서도
그 책만큼은 정류장앞 서점에서 매달 말일쯤 기다리면서 한권씩 사서 정독하곤 했다.
나와는 생각도 사는것도 다른 사람들의 별스러운 이야기들
빠딱빠딱한 올칼라 두꺼운 종이에 커다랗게 실린 사진과 깨알같은 글씨들
그들의 이야기가 맘에 들었던것은 아니다
빈틈없이 빡빡하게 채워진 문자를 읽는 재미와
내삶과 완전히 다른, 전혀 코드가 전혀 맞지 않을 사람들의 이야기를 훔쳐보는 재미랄까?
십주년 기념권이 나오고 그뒤에 몇권더..
아마..이잡지를 읽다가 뭔가 크게 벨이 꼴렸었을것이다
모든것이 지리멸렬해지고 지겨워지고 짜증이 나고...
매달말일에 서점에서 사보는걸 중지했다..
지금도 가끔씩 서점에서 이책을 발견하면
뜨겁게 사귀다 따귀때리며 헤어진 애인을 만난것처럼 입안이 씁슬하고 약간 뜨악한 기분이 들곤한다..
다락에 라면 상자로 몇개씩이나 쌓여있던 것들
창간호는 아니더라도 창간호 다음다음권 부터 십년이 넘도록 단 한권도 빠지지 않았는데
paper측에 기증할까..라는 생각도 잠시했으나
배송료니..기타 귀찮은 후속조치를 떠올리며..포기
아마 약간의 애정이 남았다면
손수 그 회사로 배송까지 했을수도 있었겠으나..
난 그때 정말 벨이 크게 꼴렸었다..무슨일인지 이젠 기억조차 나지 않지만..
여튼 화가 많이 났었었다..
어머니랑 낑낑거리며 상자째 들어 문앞에 내놓은뒤..동네 폐휴지를 줍는 영감님께 통째로 드렸다
얼마..되지 않겠지만 담배라도 사 피우시라며 ..
십년의 세월은 그 아저씨의 담배 연기와 그렇게 사라졌다..
PAPER에서 가장 열심히 읽었던 것이..이 사람
유성용의 여행기였다.
글을 쓰는 사람의 감정이 고스란히 전해오는
여행하는 그도 그의 삶에 막막해하고
여기서 생활하고 있는 나도 나의 삶에 막막해하는..
당신은 천사와 짜이를 마신적이 있나요..
책장이 나달해질때까지 읽고. 뭔가 따뜻한게 그리운 저녁밤이면 한번씩 읽어보던 따뜻했던 글..
지구에 있는 슬픈눈...그 바다에 대한 담담하면서 슬픈 이야기들..
몇 상자의 잡지를 내다버리며
단 한권도 아깝지 않았지만
그 안에 있는 그의 글들만은..뜯어서 스크랩을 할건가 진지하게 고민할정도로
아까와 했지만
언젠간 책으로 엮어 나오겠거니..믿었다
그리고
얼마전 메일로 받은 베스트셀러 목록에 있는 그의 이름..
드디어 나왔구나!!!!!!!!!
읽었던 글도 있고
전혀 안읽어본 글도 있고
매달 한권씩 사본 잡지처럼
하루에 한챕터씩 아껴가며 천천히 읽은
여행생활자
세상에서 가장 쓸쓸한 여행기..
외로운 여행자의 내밀한 이야기..
여행자가 아닌 담담한 시선의 생활인의 이야기..